시
봉정사
삼봉산
2011. 10. 5. 09:50
봉정사 鳳停寺
최낙인
봉황이 내려앉아 터 잡은 곳 안동 땅 천등산 봉정사
단아한 맞배 지붕 극락전엔 고려인의 청자 빛 숨결이 흐르고 중후한 팔작지붕 대웅전엔 조선인의 백자 빛 숨결이 흐른다.
좌선승 독경소리 삼층 석탑 휘돌아 배흘림기둥 타고 하늘로 오른다.
요사채 툇마루엔 가을볕이 따가운데 간짓대 붉은 곶감 탁발여승을 반긴다.
고즈넉한 암자엔 묵어가 번뇌를 쫒고 정원 가득한 반송은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을 말한다.
지형 생긴 대로 기둥 세우고 바람 부는 대로 문을 낸 산사는 비운 자연과 벗은 인간의 절묘한 조화인가? 퇴락한 당우堂宇에도 새하얀 유심이 허허롭게 흐르는데……
자비의 불상 앞에 숨죽여 기도드린 여왕은 과연 무엇을 빌고 무엇을 느꼈을까? 되돌아 나오는 길은 못내 아쉬운 발걸음이었다.
(시작노트--영국 Elizabeth 여왕이 방문하였고, 영화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 의 촬영지인 봉정사에 들러 자연친화의 산사에 매료된 기분 한 조각…‥! ) (南江文學 2010 제2호에 실린 시인 최낙인 님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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